책테기가 와서 트레바리에서 추천 도서를 가져왔다. ‘퇴근 길의 마음’이라고 해서 힘듦을 토로하는 에세이인가 의문을 가졌지만 막상 읽어보니 업을 대하는 작가의 단단한 태도와 필력이 돋보였다. 올해 읽은 책중에서 제일 재밌었다. 해당 작가가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랜만에 들었다.
퇴근길에는 마음이 가벼웠던 적 보다, 마음이 무거웠던 적이 많았던것 같다. 항상 회사에 놔두고온 기한이 남은 일들, 인간관계, 업 자체에 대한 고민들. 나만 겪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명쾌한 답이 없다는 점이 답답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주변 중간 관리자급 연차들에게 많이 자문을 구했던것 같기도. 나보다 오랜 일을 한 선배로서 무조건적인 위로의 말보다 담담하게 단도리 치는 점(?)이 이책에서 마음에 들었다.
<숫자를 돈으로 바꾸는 데이터 읽기의 기술>리뷰
2024/03/02
p.43
경력이란, 업계에서 살아 남은 자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그려낸 선이다. 돌아보면 길이 생겨있지만, 걷는 순간에는 길이 아닌 곳을 헤쳐가며 발을 내딛다가 다시 뒤로 돌아가 원점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 경력은 앞으로 쌓아야할것을 바라보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뒤를 돌아보았을 때 생긴다는 말이 인상 깊은 듯. 업계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끊기는 길이다.
p.125
저 사람들은 망해도 괜찮은가봐? 그런 것이 아니다.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완벽한 해피엔딩은 결단코 불가능 하지만 중요한 단 한가지 만큼은 절대 성공해야한다. 손 놓고 패배하지 않겠다는 각오.
=> 중꺽마 같은 뜻인건가. 원래 노력함에 보상이 비례하지 않음을 알지만 각오가 정말 중요한것 같다. 망해도 괜찮지 않아서 더 중요한 인생 대업이 있는것 처럼 말했지만, 아예 미련을 놓지 못해서. 아직은 패배가 아닌 상태로 위로 하고 있는것 같기도.
p.131
일의 잘못이 있을 때는 빨리 인정해야한다. 더불어 가능하면 잘못된 일은 빨리 발견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하면 좋다.
p151
‘그 일은 내가 했어야 했는데.’ 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중략) 능력은 내게 있지만 어쩌다 남에게 기회가 간 일을 생각하다보면 스트레스가 밀물처럼 차오른다. (중략) 그 일에 적합한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보스와 당신이 꼭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설령, 당신이 맞다 하더라도, 이미 그 일은 그가 하게 되었다.
=> 가슴이 뜨끔했다. 내가 적합하다고 상사가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적합하더라고 하더라고 결론엔 내 일이 아니게 되었다. 결국 그 일에 대한 집착과 미련은 나만 가지고 있는거다. 내 일이 아니다라고 놓아주어야한다.
p.189
나를 해치면서까지 해야할 일은 없다. 이것은 건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한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도 하다. (중략) 내 안의 어딘가에서 무언가 박살 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가능한 때가 삶에는 있다.
=> 그렇다면 그 일이 왜 나를 해체게 되는건지 고민이 된다. 이미 내 능력 밖의 일이라서? 어차피 모두가 실패할거라 예상하고 있고 나 역시도 마음 한구석엔 실패할거라 예상하고 있어서?
p.196
세상 그 누구도 타인을 이해시키기위해 살지 않는다. 자기자신을 위해 살아갈 뿐이다. 그가 결정을 내리는 이유 역시 타인은 잘 알 수 없다. 같은 이유로 타인의 이해 불가능한 결정을 굳이 포용해야할 이유도 없다.
=> 증명하기 위해 살아가는 삶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p.206
번아웃 일때는 무의식적으로 성과내지 않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성과에 대한 평가 자체를 지연시키게 된다.
-원하는 만큼의 성과 없음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상사 (위와 연결)
-조직에 대한 공정함을 불신
-건강이나 공부하기
-인사이동 및 이직
-최소한의 생활
=> 무언가 이해가 갈듯도 하고. 하고 있는 일의 난이도나 시간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내려지지 않는다 생각하거나. 본인 자체가 무의미함을 알고 일이 낼 결과의 가치보다 시간의 가치가 더 높아 보인다거나. 결국엔 해결책이 일에 대한 개선점 보다는 일 외적인 것으로 보강해야하나. 나는 결국 1번과 2번을 택하였다.
p.242
경력이 쌓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안해본일’ 제안은 수락한다는 원칙이다. (중략) 제안하는 사람도 일에 착수하는 나 자신도 안가본 길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낮춰잡고 대신 과정의 단단함과 즐거움을 중요시 한다.
=> 안해본 일은 해본다는 것도 굉장한 도전이라 생각이 든다. 익숙한 관습을 버리는 것. 본인에 대한 기대는 줄여보자는 생각이 든다. 안해본 일을 잘하면 적성을 찾은거고 못하면 새로운일에 도전해본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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